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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e How] 귀사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갇혀 있지 않습니까?
최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은 전략의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외부의 변화와 기회를 가장 먼저 포착해서 알려주는 첨병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인텔이 대학과의 공동연구, 유망벤처 대상 지분투자 등의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유도 외부의 변화를 제때 파악해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1980년대 핵심 사업을 D램에서 마이크로프로세서로 바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인텔은 미래에 나타날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신속하게 파악해 기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었다. 최근 인텔은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파악한 디지털 기기의 컨버젼스 트렌드를 토대로 TV, 블루레이 레코더, 셋톱박스 등 다양한 용도를 위한 SoC(System on Chip)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같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외부의 기회를 민감하게 포착하고 이를 전략에 반영함으로써 전략의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귀사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갇혀 있지 않습니까? 기존 전략의 틀에 갇혀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많은 기업들이 실제로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을 통해 전략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열린 시각으로 전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보다 기존 전략의 틀에 갇혀 외부의 좋은 기회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똑같이 열심히 하더라도 기존 전략의 틀에 갇혀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의 성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애플사에서 아이팟이 탄생한 과정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아이팟의 컨셉은 애플 내부가 아니라 토니 파델(Tony Fadell)이라는 외부인에게서 나왔다. 토니 파델은 아이디어를 디지털미디어 서비스 기업인 리얼네트웍스(Real Networks)에 처음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 다음으로 애플에 제안했고 애플이 그 컨셉을 받아들여 6개월 만에 혁신의 대명사, 아이팟을 시장에 내놓았다. 기회는 리얼네트웍스에게 먼저 갔지만 결실은 애플이 가져갔다.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을까? 기존 MP3 플레이어의 중요 속성인 다양한 기능, 풍부한 용량 등의 틀에 맞추어 판단했는지, 아니면 이 틀을 깨고 열린 시각으로 기회를 해석했는지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된다. 전략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그렇다면 어떻게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열린 시각을 토대로 혁신 기회를 포착하고 전략의 유연성을 증대시킬 수 있을까? ① 혁신의 영역을 고객가치 중심으로 재정의 혁신 기회를 찾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경영층의 역할이 중요하다. 우선 경영층이 사업의 정의를 제품 중심의 근시안적 관점이 아니라 고객가치 중심으로 유연하게 내리고, 이를 명확하게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철강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회사가 있다고 해보자. 최고 경영자가 ‘우리의 사업은 좋은 철강 제품을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할 때 구성원들은 좋은 철강 제품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에 몰입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사업은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성(物性)을 가진 소재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정의한다면 구성원들은 철강보다 더 가볍고, 강하고, 저렴한 새로운 소재들도 적극적으로 찾으려 할 것이다. 철강 이외 탄소복합소재, 섬유소재 등 기술 제안이 들어와도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최고 경영층이 사업의 정의를 바탕으로 외부의 혁신 기회를 몸소 찾고 전략에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에서 사다리를 올라갈수록 명함집은 두꺼워지지만 객관적으로 외부 정보를 접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 내부 직원을 통해 정보를 주로 얻을 경우 자칫 현재의 전략을 지지하는 정보만 접하게 되어 잘못된 안도감을 갖게 될 위험이 있다. 국내 한 CEO는 해외 출장을 갈 때 일부러 내부 직원을 동행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혼자 돌아다니면서 객관적으로 자사의 활동과 트렌드의 변화를 관찰해서 인사이트를 얻는다. 이와 같이 최고 경영층이 직접 외부 기회를 탐색하는 활동은 내부 임직원에게 외부의 변화에 관심을 갖고 기회를 발굴하도록 동기부여하는 효과가 있다. ②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의 포트폴리오 관리 조직의 생리 상 점점 리스크가 적은 기회 중심으로 관심이나 자원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포트폴리오 관리가 이럴 때 도움이 된다. 의도적으로 현 사업의 추진력 강화에 필요한 기술을 찾는 활동과 새로운 혁신 기회가 될 만한 씨앗을 찾는 활동을 분리해 각각의 활동이 정해진 수준 이상 이루어지도록 관리하는 방법이다. 자원 역시 두 영역을 분리시켜 두 번째 영역에 필요한 자원 고갈을 방지해야 한다. 제록스의 내부 연구소에서 2002년 독립 법인으로 전환된 PARC(Palo-Alto Research Center) 사례를 보자. PARC는 현재 외부의 다양한 파트너들이 기술 혁신을 할 수 있도록 내부 R&D 역량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PARC는 외부 파트너 대상 서비스 제공을 통한 수익성 창출과 장기적인 연구를 통한 혁신 기술 개발 간의 균형 있는 관리를 위해 포트폴리오 관점을 도입하고 있다. 카테고리의 축으로 기술 측면은 ‘현재 보유 중인 기술인가’ ‘새로운 기술인가’ ‘시장 측면은 이미 알려진 시장인가’ ‘새로운 시장인가’로 구분해 4개의 카테고리를 구성한다. 주로 현재의 기술을 활용해 이미 알려진 시장에 적용하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하되, 리스크가 큰 다른 영역의 프로젝트도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되도록 관리한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내부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면서 혁신 기술 자원이 마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③ 기술과 시장을 아우르는 양손잡이 역량 외부 기회에 대해 1차 필터링을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자가 외부의 기회를 제대로 해석하고 선별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시장에 대한 안목 모두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흔히 오픈 이노베이션 담당자로 기술전문가를 두는 경우가 많다. 기술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 영역 안에서만 보려는 좁은 시야가 혁신의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기술을 기본적인 수준으로 이해하면서 고객가치 관점으로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인력이 적합하다. 예를 들어 ‘움직임을 포착해 무선 신호로 보내주는 기술’이 있다고 하자. 이 기술을 어떻게 사업에 적용할 수 있을까? 기존 사업이나 전략에 얽매이지 않고 고객가치 관점으로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이 기술을 닌텐도 위(Wii)와 같은 혁신 기회로 연결시킬 수 있다. 또한 담당 인력이 혁신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도록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는 성과지표도 뒷받침 되어야 한다. 오픈 이노베이션 성과는 기술발굴을 통해 계약으로 연결한 건수 중심으로 측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결과를 강조할 경우 쉽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내부 필요 기술 발굴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담당자가 혁신 기회를 발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량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 성과와 정성적인 성과도 성과지표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신규 네트워크 구축 성과나 외부 트렌드에 대한 정보 제공을 통해 인사이트를 제공한 성과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④ 최고 경영층에 가까운 프로세스 구축 외부에서 발굴한 기회가 기존 사업과 다른 가치를 실현할 가능성이 있을 경우, 기회의 가치는 사업부나 연구소의 판단 과정을 거치면서 과소평가 될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사업부나 연구소의 중간 경영자는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새로운 가치를 위해 안정적인 기존 전략 방향을 수정하는 리스크를 꺼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가치 및 사업과 관련되는 외부 기회의 경우 리스크를 안고 의사결정 할 수 있는 최고 경영층에게 바로 연결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전략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재점검하는 최고 경영팀 회의체가 있다면 오픈 이노 베이션 담당자가 같이 참석해 외부의 변화와 새로운 기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예로 IBM의 경우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 최고 경영팀 내에 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각을 부여할 수 있는 인력을 1년 동안 정식 팀원으로 임명해서 참여시킨다고 한다. 또한 참석자들은 현 전략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권위적인 리더십이나 기업 문화 특성으로 인해 쉽게 합의를 이루려는 집단사고가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 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혁신의 기회를 발견해 전략의 유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짚어 보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한 가지 모습만 있는 게 아니다. 산업의 특성, 기업의 자원 및 역량 등에 따라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은 달라져야 한다. 기술에 의한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이 크지 않은 산업이거나 오픈 이노베이션의 첫 걸음마를 떼고 있는 기업이라면 내부에서 명확하게 정의한 필요 기술을 중점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적합하다. 하지만 해당 산업이 변화 무쌍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내부 체계가 자리 잡힌 상황이라면 새로운 고객가치를 추구하는 혁신 기회를 찾는 데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인텔의 오픈 이노베이션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인텔 캐피탈을 보자. 인텔 캐피탈은 전체 벤처투자액의 약 90%를 현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대상에 투자한다. 하지만 나머지 약 10%는 현 사업과 직결되지는 않지만 3~5년 후 혁신으로 다가올 수 있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IT 산업과 같이 변화가 빠른 산업에서 3~5년 후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던 기술이 얼마든지 당장 눈 앞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다가왔을 때 어떤 기업이 이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열린 시각으로 외부의 변화를 꾸준히 주시해 변화를 먼저 포착하고 이를 전략에 민첩하게 반영하는 기업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란? 한 집단에 있어 그 집단이 주장하는 반대편에 서서, 그들의 주장이 타당한지 검증 또는 반론을 제기하는 등 악역을 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Theme Who] 이제 생활 밀착형 IT 융합이 열린다
기업들의 개방형 혁신 움직임과 맞물려 기술 개발에 있어서의 협업과 산업간 융합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IT 기술 및 산업은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 전략적인 IT 융합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T융합단 신재식 단장을 만나 IT 산업 및 기술개발에 있어서 어떠한 개방형 혁신이 요구되고 있는지 들어본다. 신재식 단장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T융합단 ■ 먼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IT융합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IT융합단은 IT 융합에 대한 다각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되어 융합정책팀, 산업융합팀, 녹색융합팀, U-산업팀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자동차, 조선, 의료, 건설 등과의 IT 융합을 통해 산업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고, 더불어 녹색 성장을 위한 그린 IT 연구와 그 적용 방향을 설정하고 있으며, RFID를 제조 및 물류 현장에 지원하여 효율성을 높이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기술 자체로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산업과 생활현장(코엑스몰, 농장, 여수엑스포 등)에 실제 적용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습니다. ■ 개방형 혁신이라는 큰 틀 안에서 IT 융합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이종 산업 간의 융합이 큰 화두인데요. 서로 다른 영역이 만나 시너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떠한 면이 강조되어야 할까요? 개방형 혁신은 비즈니스에서 주목하고 있는 전략 방향이지만 IT 생태계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두입니다. 융합을 통한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오픈 마인드적 사고방식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혼자서 고군분투하거나 자신의 테두리에만 갇혀 비즈니스 영역을 설정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오픈 바운더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여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유연한 협업이 필요합니다. 이종 산업 간의 융합은 전혀 다른 학문체계 및 기술과의 만남입니다. 이것들이 자유롭게 섞이기 위해서는 유연성이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확실한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기술로서만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국민이나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구체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 현재 IT 융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구체적인 성공 사례로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산업군을 보면 자동차, 조선에 대한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IT융합단과 함께하는 ‘차량IT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스마트 카 개발이 한창입니다. IT융합단과 현대자동차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가 공동 개발을 하고 있고, 여기에 국내 IT 중소기업의 제품을 채택하여 양산 및 수출의 길까지 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및 단말기를 공동 개발하여 사무실에서 쓰던 웹이나 애플리케이션 환경을 자동차 내에 구축해 차내에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스마트 카에서 더 나아가 무인 카에 이르기까지 미래형 자동차의 모습을 IT 융합을 통해 구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폰은 우리나라가 후발주자였지만 스마트 카만큼은 우리가 세계 최고의 기술로 선도해야겠다는 각오입니다. 정부 지원프로그램으로서 성공적으로 진행중입니다. 조선 강국으로서 조선 산업 현장에서의 IT 접목 성과도 돋보입니다. 작업장이 넓은 만큼 IT 제어 환경과 와이브로 통신망이 효과적인데요. 도면을 단말기로 보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고, 선내에 원거리 제어가 가능한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실질적인 수주 증가로 이어져 작년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외 수주가 70척이 늘어나는 매출 증대효과를 보았습니다. 소소하게는 농산물 재배과정을 카메라로 찍어 해외 고객들과 송수신하며 수출을 늘린 성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노력이 신뢰감을 높여 향후 더 많은 거래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IT 융합은 유연성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사회적 요구나 삶의 트렌드에 따라 주목되는 분야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무엇입니까? 기존에는 산업 중심의 IT 융합이었다면 앞으로는 생활 밀착형 IT 융합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복지나 안전, 여가 관련 IT 융합이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명 ‘웰니스(wellness)’를 추구하는 삶과 적극적으로 접목되리라 예상됩니다. 더불어 로봇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이제는 로봇이 산업용뿐만 아니라 가정용이나 레저용으로도 활발하게 쓰이기 때문입니다. 로봇은 IT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접목될 수 있기에 그 활용도가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농업의 혁신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IT로 제어되는 도심 내 공장형 농업 환경인 ‘스마트 팜 팩토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온도, 채광, 영양분 등 농작물의 최적 성장조건을 알아서 제어해주기 때문에 전문적 농업 지식 없이도 어렵지 않게 농작물 재배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IT 융합이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개방형 혁신을 말하기 위해서는 ‘기술 공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기술 공유를 받아들이는 현명한 태도는 무엇일까요? 오픈형 플랫폼을 계속 끌고 가려면 지속적인 비즈니스 및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숙명적 과제라고 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의 경우 OS를 기반으로 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은 ‘OS도 변할 수밖에 없다’를 전제로 더 깊게 들어가야 합니다. 다양한 응용에 앞서 새로운 OS 기술이 나타났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고 이에 대한 지속적인 기술 변화를 추구해야 합니다. 빤한 이야기이지만 혁신적인 마인드와 지속적인 변화 관리가 필요하고, 미리 예측하는 눈이 필요합니다. 또 핵심 코어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언젠가는 오픈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미래 예측과 자기 변화관리, 이 두 가지가 기술 공유를 현명하게 받아들이는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융합과 공유를 바탕으로 한 개방형 혁신은 궁극적으로 비즈니스 생태계 혹은 산업 생태계를 어떠한 모습으로 변화시켜 갈 것이라고 예상하십니까? 수평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양한 업종의 비즈니스가 함께하다보면 ‘사이드 스트리트 이펙트’라고 다른 영역을 넘어다보면서 우리에게 적용되면 좋을 것들도 볼 수 있겠지요. 이렇게 다양한 기업과 산업군이 엮이는 수평적인 확장을 이루다 보면 산업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비즈니스에 대한 리스크 역시 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법적 제도적인 장치가 더해지면 더욱 안정적인 융합적 생태계가 마련되겠지요. ■ 그렇다면 IT 융합을 통한 개방형 혁신을 성공 포인트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탕이 되어야 할까요? 정부와 연구기관 그리고 기업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시장조사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먼저 발굴하여 제안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에 발맞춰 대학과 연구소가 원천 기술을 개발하면, 기업은 이를 상용화로 이끌어 수요처와 연계해야 합니다. 이렇게 유기적인 체계가 갖추어졌을 때 비로소 빠르게 융합적 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우리가 세계적 기술을 선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이나 연구 기관의 경우에는 일단 자기 것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별, 기업별 융합이 잘 되려면 폐쇄적인 비즈니스 사고방식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 원활한 소통과 융합을 위해 IT융합단이 구심점 역할을 하는 활동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산업IT융합포럼’과 ‘산업IT융합지원센터’ 그리고 ‘IT혁신센터’가 그렇습니다. ‘융합포럼’은 한 마디로 네트워킹으로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 서로의 비즈니스와 사례를 소개하며 다양한 기회를 찾습니다. 여기서 발전되면 ‘IT융합지원센터’로 넘어가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게 되고, 이중 공동 개발의 여건이 되는 것은 혁신센터로 넘어가게 됩니다. ‘혁신센터’에서는 실제 자금이 투입되고, 기술기반 R&D가 이루어지며, 상용화까지를 목표로 합니다. 현재 자동차와 조선, 섬유 3개의 혁신센터가 있고 앞으로 4~5개 수준으로 늘려갈 계획입니다. ■ 앞으로 IT 융합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무엇일거라 생각하십니까? ‘복합형 비즈니스’를 누가 먼저 찾아내느냐가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업종별 칸막이가 사라지고 다양한 비즈니스가 연계되면 다양한 조합이 가능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어떠한 가치가 중요한지 먼저 파악하고 이를 선점하는 것이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작년에 이미 ‘복합형 비즈니스’ 육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습니다. ■ 2012년 IT융합단은 어떠한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지구온난화 및 에너지가 전 세계적 화두입니다. 이에 건물과 공장, 공단에 그린 IT를 접목하여 에너지 절감을 이룰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또 기존 진행해 왔던 주력 산업과의 IT 융합은 더욱 고도화하고, 새로운 융합 생태계 발굴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기술 융합을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인 사고가 기본이 되어야 합니다. LG CNS는 이에 대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를 찾고 해외 시장을 발굴하는 데 LG CNS도 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Viewfinder] 디지털방송 전환,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 글│신진규│DTVKOREA 교육사업팀장 디지털방송 전환 현황과 과제 디지털방송 전환은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 송출, 송신, 수신 등의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하여 아날로그 TV 방송을 종료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는 동일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아날로그방송과 디지털방송으로 동시에 제작하여 송출하고 있다. 그러나 2012년 12월 31일 새벽4시가 되면 아날로그 TV 방송은 더 이상 제작도 송출도 하지 않고 디지털로만 제작하여 송출하게 된다.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하기 위해서는 방송사의 디지털 송·중계기 구축이 완료되어야 하고 공시청 설비나 안테나를 통해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가구가 디지털 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쳐야 한다. 아날로그 TV 방송과 달리 디지털 TV 방송은 안테나만 제대로 설치되면 매우 선명한 지상파 5개 방송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아날로그방송 종료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현재, 디지털전환 현황과 성공적인 아날로그 방송 종료 방안을 검토해보고자 한다. ◑ 6월이면 방송사의 디지털 전환 96% 지상파 방송사는 2001년 10월부터 디지털 TV 방송을 시작했으며 2012년 1월 현재 제작 및 송출시설은 80.8%, 기간 방송국은 100%, 방송보조국은 68.1% 전환하여 인구기준 91%에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 전파가 도달하고 있다. 방송사에서는 2012년 6월까지 제작 및 송출시설과 방송 보조국을 100% 디지털 전환하여 96%에 지상파 디지털 TV 방송 전파가 도달하게 할 예정이다. 나머지 4%는 무료위성, 마을공시청, 소출력 중계기 등을 통해 난시청을 해소할 계획이다. ◑ 아날로그 TV 지상파 수신 97.5만 가구 지원 2010년 11월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전국 가구수는 1,734만 가구이며 이중 TV를 보유한 가구는 전체의 96%인 1,664.7만 가구였다. TV를 보유한 가구의 TV 시청방법은 다음과 같이 조사되었다. 지상파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에 영향을 받는 가구는 TV를 보유한 가구의 13.3%, 221만 가구다. 이들 가구는 안테나를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UHF안테나로 교체해야 하고 아날로그 TV에 디지털컨버터를 구입하여 연결하거나 디지털 TV로 교체해야 한다. 정부에서는 221만 직접수신 가구 중 ① 아날로그 TV만을 보유하고 있고 ② 모든 아날로그 TV를 지상파만 직접 수신하는 97.5만 가구만을 지원할 계획이고 ③ 수신기기도 1대만 지원할 계획이다. 아날로그 TV로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이지만 유료방송을 시청하거나 디지털 TV를 보유한 가구는 본인 스스로의 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문제는 안테나 구입 및 설치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유료방송 가입자가 대부분이다 보니 기존 안테나를 판매하고 설치해주던 전파사가 거의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다. 정부지원대상이 아닌 123.5만 가구의 TV 시청권을 보장해주기 위해 정부는 관련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한다. ◑ 공시청 가구의 개보수 필요 2010년 11월 현재 가구의 48%는 아파트에, 10%는 연립 및 다세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단독주택과 달리 하나의 안테나와 설비로 다수의 세대가 TV를 시청하는 공동주택은 공시청 시설을 디지털로 개보수해야만 한다. 한국전파진흥협회에서 전국 공동주택 150세대 이상 12,597단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디지털 전환이 완료된 단지는 전체의 43.9%인 5,536단지로 나타나 56.1%에 공시청 개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150세대 미만의 공동주택은 관리부실로 공시청설비 노후, 훼손정도가 더 심하고 실태에 대한 조사조차 되어 있지 않아 개보수 홍보와 안내가 시급하다. ◑ 인지율과 보급률 향상 시급 그렇다면 디지털방송 전환에 대해 국민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일본의 경우 종료 6개월 전 아날로그 방송종료 영향 인지율 및 디지털 수신기기 보급률은 96.8%, 95%였으며, 종료 즈음 미국은 97.5%, 97%였다. 이에 반해 2011년 12월 현재 우리나라는 각각 84.1%, 69.6%(케이블방송사와 중계유선에서 지상파 디지털컨버터를 구축하여 아날로그 케이블 가입자에게 제공할 경우 보급률이 94.4%로 확대될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로 조사되어 인지율 향상이 시급하다. 이처럼 인지율이 낮은 것은 디지털전환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홍보를 위해 책정된 예산이 지난 4년간 74억, 국민 1인당 150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보급률은 인지율에 후행한다. 시청자의 전환을 촉구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하고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 디지털방송 전환, 국민복지로 접근해야 정부에서는 2011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였으나 취약계층의 신청이 저조하여 지원 실적이 저조하였다. 올해부터는 일반 계층에 대해서도 지원을 실시할 계획인데 누가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직접수신가구의 지원신청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화질, 고음질 외에 시청자의 전환을 촉구할 뚜렷한 매력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는 방송사의 자막방송과 가상종료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많은 시청자들은 종료일까지 전환을 미루는 경향이 있다. 자칫 전환신청 수요가 종료일 즈음에 집중될 경우, 미국처럼 아날로그 TV 방송 종료가 연기될 수도 있다. 조기 전환신청을 독려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와 달리 디지털에서 가능한 다채널방송을 실시해야 한다. 디지털로 전환하여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채널이 5개에서 1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사실이 전환신청을 독려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다채널 방송을 매체정책이 아니라 시청자 복지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 케이블, 위성, IPTV는 모두 다채널방송을 실시하고 있는데 주로 취약계층이 시청하는 지상파 방송만 아날로그와 동일한 5개 방송만을 허락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는다. 디지털전환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신기기 판매, 설치 인프라의 구축과 다채널 방송의 즉각 실시가 필요하다.
[Global Report] 동남아, 신 IT 한류의 진원지 될까?
◑ 글│김태은│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2012년 세계경제 전망은 여전히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활력을 되찾기 위한 돌파구로서 IT에 대한 기대는 높다. 특히 국내 IT 기업들이 진출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던 동남아 국가에서 브로드밴드 등의 차세대 IT 발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우리가 동남아를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때임을 알려준다. ◑ IT 성장 잠재력, 90년대부터 성장 동남아시아는 급변하는 세계경제 환경 및 빈번한 자연재해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왔다. 특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이어 세계경제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IT 부문의 성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동남아 국가들은 1990년대부터 IT 부문 발전을 위한 국가 전략 수립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 기조에서 IT 비중을 강화해 왔다. 정부 주도의 IT 발전 전략의 성공 및 경제발전은 이들 국가의 IT 보급 확대로 이어졌으며, 특히 유선통신을 대체하는 무선통신의 보급이 급성장하였다. 물론 이 지역의 통신발전 수준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동남아 국가 간, 국가 내에서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동남아의 IT 성장 잠재력은 막대하여 이것이 향후 국가 발전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측된다. 이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 무선 기반 브로드밴드로 도약 중 무선 통신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동남아 국가들은 무선을 기반으로 한 브로드밴드를 추진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브로드밴드는 도로, 전기, 물과 같은 현대사회의 기본 인프라로 모든 산업 부문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이는 공공 서비스 및 사회 진보의 기반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사회에서 초고속, 고성능 브로드밴드의 연결은 사회적 경제적 혜택을 폭넓게 제공하는 데 필수적이며, 개발도상국은 브로드밴드 인프라와 서비스 없이는 신흥 세계 디지털 경제에서 배제될 수 있다. 따라서 정보격차의 해소와 선진경제로의 도약을 추구하는 동남아 국가에 브로드밴드는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전략 목표가 되고 있다. ◑ ASEAN, 성장 동력으로 ICT 꼽아 동남아시아 지역의 IT 발전에 있어 무엇보다 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지역통합을 지향하는 ASEAN은 2011년 1월 ICT 부문 실천계획으로 ‘ASEAN ICT 마스터플랜 2015’를 도출하였다. 이 마스터플랜은 ASEAN의 성장엔진으로서의 ICT, 글로벌 ICT 허브로서의 ASEAN의 위상정립, ASEAN 지역민들의 삶의 질 향상, ASEAN 통합 기여 등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11월 미얀마에서 개최된 ASEAN ICT 장관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ICT를 ASEAN의 성장 동력으로 천명하고, 사회, 경제발전의 핵심적인 인프라 및 기반으로서 브로드밴드를 강조하였다. 말.레.이.시.아 동남아 ICT 선도국으로 성장 기대 말레이시아는 국가 IT 발전 전략에 있어서 높은 목표치를 설정하고 추진하여 싱가포르를 제외한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 정보통신 부문의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말레이시아의 2010년 이동통신 보급률은 119%이며 인터넷 이용률도 56%에 달하고 있다. 유선 인프라의 경우도 다른 동남아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브로드밴드는 2010년에 발족한 국가 브로드밴드 이니셔티브의 추진과 맞물려 높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데, 2011년 가구 당 보급률은 57.6%, 100인당 보급률은 17.3%에 달하며 2015년까지 가구당 보급률 7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주도의 말레이시아 브로드밴드 확충은 특히 무선 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태.국 브로드밴드 인프라 확충에 총력 태국의 경우, 이동통신 보급률은 104%이나 인터넷 이용률은 20%에 그친다. 브로드밴드는 2000년대 후반부터 연평균 50%의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전히 보급률(2010년 4.61%)은 미흡한 수준이다. 태국 정부는 ‘스마트 태국’을 비전으로 하는 ‘2차 ICT 마스터플랜(2009~2013)’과 ICT 2010의 성과를 기반으로 ‘ICT 2020’을 추진 중이다. ICT 2020의 핵심추진 전략인 국가 브로드밴드 계획은 2015년까지 태국 인구의 80%, 2020년까지 전 인구의 최소 95%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2020년까지 최소 100mbps의 접속 속도를 가진 광섬유 브로드밴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대규모 예산을 할당하고 있다. 베.트.남 무선통신 보급률 175%로 탁월 베트남은 유무선 통신분야 전반에 걸쳐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역내 저개발국가들인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뿐 아니라, 선발 6개국 중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에 비해서도 유무선 통신 인프라 구축에 높은 성과를 보이며 매력적인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의 무선통신 보급률은 175%로 동남아 국가들 중에서도 탁월하게 높은 수준이며, 인터넷 이용률은 28%에 달한다. 2009년 말 베트남의 브로드밴드 가입자 수는 265만 명으로 전년 대비 29.3%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DSL(Digital Subscriber Line)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지만 2009년을 기점으로 무선 브로드밴드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베트남 역시 국가전략차원에서 브로드밴드 보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는 PC를 소유하고 있는 베트남 가구의 20~30%가 2015년까지 브로드밴드 인터넷을 선택하고, 2020년까지는 50~60%가 브로드밴드 인터넷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2억 2천만 명 인구의 거대 잠재 시장 인도네시아의 정보통신부문은 약 2억 2천만 명이 넘는 인구 등의 막대한 잠재력에 비해 그 성과는 미약하다. 2010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이동통신 보급률은 92%이나 인터넷이용률은 10%에 그치고 브로드밴드 가입자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340만 명으로 보급률은 2.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ICT 2025’ 전략을 통하여 IT 발전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의 일환으로 2012년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33개주 460개 시·군 지역을 해저 광케이블을 기반으로 브로드밴드로 연결하는 ‘팔라파 링 프로젝트’를 정부와 통신사업자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기조 하에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통신사업자도 누산타라 수퍼하이웨이 구축, 트루 브로드밴드 프로젝트 등 브로드밴드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스라웨시, 말루쿠 및 파푸아케이블시스템(SIMPS)의 추진도 계획 중이다. 인.도.네.시.아 2억 2천만 명 인구의 거대 잠재 시장 약 2억 2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거대한 인구에 비해 정보통신부문의 성과는 미약하다. 2010년 기준 인도네시아의 이동통신 보급률은 92%이나 인터넷이용률은 10%에 그치고 브로드밴드 가입자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340만 명으로 보급률은 2.2%를 기록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ICT 2025’ 전략을 통하여 IT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2012년을 목표로 인도네시아 33개주 460개 시・군 지역을 해저 광케이블 기반 브로드밴드로 연결하는 ‘팔라파 링 프로젝트’를 정부와 통신사업자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기조 하에 인도네시아 최대 국영통신사업자도 누산타라 수퍼하이웨이 구축, 트루 브로드밴드 프로젝트 등 브로드밴드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스라웨시, 말루쿠 및 파푸아 지역의 케이블 시스템 구축도 계획 중이다. ◑ 브로드밴드와 맞물린 다양한 사업 기회 이처럼 동남아 IT 부문은 무선통신의 발전에 이어 브로드밴드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추구하고 있다. 보편적 서비스로서 또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서 브로드밴드 발전을 축으로 한 IT 전략을 정부차원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통신사업자들도 브로드밴드 인프라와 서비스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경제발전으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의 증대와 스마트폰의 보급에 따라 무선 브로드밴드를 중심으로 한 수요의 증가도 브로드밴드 발전을 견인할 것이다. 브로드밴드 구축에 따른 사업기회뿐 아니라 유무선 브로드밴드를 기반으로 제공될 e-health, e-education, e-government 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융합서비스의 확산도 막대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 업그레이드된 IT 한류로 방향성 제시를 동남아는 성장잠재력이 높고, 사업기회가 많으며, 접근성도 용이하다는 점에서 오랜 기간 동안 전략시장으로 주목받아왔다. 물론 이러한 기회에 주목하는 것은 우리나라만이 아닐 것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대한민국은 IT 강국’이라는 인식이 높아 이는 우리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부주도의 정책을 통해 높은 IT 성과를 이끌었다. 이는 현재 동남아 국가들이 벤치마킹하고자 하는 ‘IT 한류’의 모습이다. IT 한류는 현재 진행형지만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최근의 IT 발전은 민간부문에서 주도하고 있고,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많은 개발도상국이 도입하고 있는 브로드밴드, LTE 등의 기술 및 서비스는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한국의 IT 발전 경험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로드밴드 및 디지털 융합의 선두주자로서 발전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 ASEAN과의 협력적 파트너십 중요 한국에 대한 동남아 국가들의 기대가 큰 만큼 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부정적 파장도 클 수 있다. 더군다나 동남아에서의 핵심 경쟁국인 중국, 일본의 적극적인 행보는 한국의 위상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는 ASEAN이라는 다자간 협력의 틀을 활용해 국가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우리 기업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 국내 기업의 동남아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 지역통합을 지향하는 ASEAN은 헌장을 통해 ICT를 포함한 역내 통합・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만큼 ASEAN을 IT 협력 및 발전의 파트너로서 인식하고 협력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로서 ASEAN 내의 정보격차 해소를 포함한 역내 발전수요를 지원하는 등 신뢰도를 제고하고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다. 이를 통하여 이들 국가의 법, 규제, 정책, 표준화 등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선함으로써 국내기업의 동남아 진출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기회를 확대할 수 있다. 아직까지 동남아 시장은 자본과 기술 및 인프라의 부족, 부정부패, 규제 장벽 및 정책의 불확실성, 정치 불안정 등 국가 내부적인 요소와 전략 시장을 둘러싼 경쟁의 치열, 세계경제 환경의 악화 등의 많은 장애 요인을 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남아 국가들의 새로운 IT 발전 전략 추진과 스마트 사회로의 발전은 우리 기업에게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급속한 발전 추세에 대한 연구, 분석과 전략 수립을 통하여 해외진출을 추진한다면 다시 한번 IT 한류를 동남아에서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철학 산책] 실학자 정약용, 현장중심 사고와 소통을 꿈꾸다
◑ 글│안광복│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 ◑ 조선의 교과서 성리학 책으로 모든 걸 배운 사람은 답답하다. 현실과 맞지 않아도 ‘교과서의 정답은 이렇다’며 우겨댄다. 그럼에도 이들은 좀처럼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정답은 항상 책에 있다. 이에 맞지 않은 현실은 ‘예외’일 뿐이다. 조선의 선비들이 딱 이 꼴이었다. 성리학(性理學)은 조선을 이끌던 ‘교과서’였다. 주자(朱子)의 말씀은 곧 진리요, 정답이었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성리학의 가르침을 따라야 할 터였다. 엄청난 손해를 무릅쓰더라도 말이다. 병자호란만 해도 그렇다. 사실, 이는 피할 수 있었던 전쟁이었다. 명나라는 기울었고 만주족의 청나라는 기세등등했다. 대륙의 주인을 다투는 싸움, 조선이 굳이 어느 편을 들어야 할 까닭은 없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책으로 배운 사람들은 달랐다. 그들은 성리학에서 외교정책을 이끌어냈다. 군자(君子)는 의리를 저버리지 않는 법이다. 명나라와의 신의를 어찌 깨겠는가. 더구나 오랑캐에게 고개 숙이는 일은 가당치도 않다. 그래서 그들은 명분에 따라 전쟁을 했고, 나라는 결딴났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의 정치 다툼은 학술대회를 떠올리게 한다. 왕비가 죽었을 때 상복(喪服)을 얼마동안 입어야 하는지 등은 심각한 ‘정치 현안’이었다. 이런 문제에 의견을 잘 못 폈다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상황이 이러니, 정치는 민생(民生)과 거리가 멀었다. 백성을 얼마나 잘 살게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권력을 지키려면 예의와 법도에 맞는지를 더 따져야했다. 제사 절차 따위를 다루는 예학(禮學)도 크게 발전했다. 그럴수록 백성들의 살림살이는 나날이 어려워져갔다. 정신이 깨인 사람들은 당연히 고민을 했을 테다. 무릇 정치란 사람들을 잘살게 하기 위함이 아니던가? 도대체 조선의 성리학은 어디서부터 어그러져버렸을까? ◑ 유학은 원래 실용적이다! 원래 성리학은 현실적인 학문이었다. 고려 말, 성리학을 이 땅에 ‘수입’한 안향은 이렇게 말한다. “… 성인의 도(道)는 일용(日用: 날마다 현실에 적용하는) 논리일 뿐이다. 저 불교신자들은 부모를 버리고 가정을 떠나서 인간 윤리를 없애고 도의를 저버리니 오랑캐의 한 종류다.” 고려는 불교의 나라였다. 불교는 현실을 버리고 깨달음을 좇으라고 이른다. 반면, 공자의 유교는 현실을 잘 가꾸라고 가르친다. 예법은 그 자체로 중요한 게 아니었다. 살림살이를 튼실하게 하기 위해 예의와 법도가 중요했을 뿐이었다. 무릇 학문이란 “현실에 통해야 하며 유용해야 한다!” 실학(實學)은 이런 유학의 본래 가르침에 충실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실학은 실사구시(實事求是)라는 말에서 왔다. ‘사실에 바탕을 두고 진리를 탐구한다.’는 뜻이다. 이는 원래 청나라 때 고증학(考證學)의 모토였다. 고증학자들은 구체적인 증거를 따져서 공자, 맹자 같은 성현들이 진짜 한 말을 찾아 그들의 본래 마음을 새기려 했다. 뜬구름 잡는 소리들과 쓸데없이 복잡한 온갖 논쟁을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조선의 실학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역사학자 최익한에 따르면, 우리의 실학은 경세(經世)를 위한 학문이다.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실학을 따르는 이들은 학문의 가치, 정치의 성패는 백성들의 삶이 나아졌는지에 따라 갈려야 한다고 믿었다. 유형원, 이익, 홍대용, 박지원, 정약용 같은 학자들은 우리나라 실학의 대표격이다. ◑ 다산, 현장중심의 소통을 이룬 실학자 이 가운데서도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단연 눈에 띈다. 그는 500여 권 넘게 책을 썼다. 철학, 문학에서 지리, 역사, 의학에 이르기까지 그의 관심사는 끝이 없었다. 다산을 ‘실학을 집대성한 사람’으로 꼽는 이유다. 게다가 다산은 철저히 ‘현장 중심’이었다. 36세 때 그는, 황해도 곡산(谷山)의 부사가 된다. 민란이 끊이지 않던 곡산은 관료들의 기피지역이었다. 다산이 부임해 올 때, 한 사람이 그 앞에서 탄원서를 던진다. 그는 민중소요를 이끌었다는 이유로 ‘현상수배’된 인물이었다. 관리들은 그를 체포하려 했다. 그러나 다산은 ‘쿨’하게 그를 풀어준다. “관리들이 민생에 밝지 못한 까닭은 백성들과 대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대같이 형벌을 겁내지 않고 관료와 논쟁하려는 이들은 무척 소중한 존재다. 나는 그대를 천금을 주고 사려 한다.” 다산은 소통의 중요성을 절절하게 깨닫고 있었다. 또한, 그가 펼친 행정은 단순명료했다. 그는 널리 퍼진 비리를 ‘행정 절차 간소화’로 바로잡았다. 그는 세금으로 내던 베를 재는 잣대부터 통일시켰다. 여러 번 내던 자잘한 세금도 하나로 합쳐버렸다. 서류도 단순하게 했다. 그는 호구조사양식인 ‘가좌표(家坐表)’를 새로 만들었다. 식솔 수에서 재산 수준, 직업까지 한 눈에 들어오게끔 말이다. 서류가 단순 명확해지니, 비리도 스러졌다. 그는 불과 2년 만에 곡산의 생활수준을 ‘집집마다 송아리 한 마리씩을 새로 들여놓을 만큼’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실학자는 유학자이기도 하다. 다산도 다르지 않았다. 유학자들의 근본은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있다. 자신을 잘 닦아 사람들을 훌륭하게 이끈다는 뜻이다. 그는 “진정한 선비란 도(道)를 익혀, 위로는 임금을 섬기면서 아래로는 백성에게 혜택을 가게 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는 백성들을 끊임없이 도덕적으로 올곧게끔 교화(敎化)하려 했다. 책으로 모든 것을 배운 사람들은 터무니없는 원칙만 고집한다. 그러느라 현실을 어그러뜨리기 일쑤다. 그러나 현실과 이론을 함께 바라보는 사람은 원칙으로 현실을 살찌운다. 다산이 보여준 실학자의 태도가 바로 그랬다. ◑ 목민할 마음 뿐, 실행할 수는 없다 개혁은 예나 지금이나 어렵다. 1801년, 다산은 귀양길에 오른다. 이번에도 ‘명분’이 문제였다. 관료로서 쌓은 다산의 명성과 성과도 소용없었다. 명분과 도덕을 앞세운 목소리 앞에서 그는 하릴 없이 무너졌다. 성리학을 무너뜨리는 사악한 학문(邪學), 즉 천주교에 물들었다는 비판 때문이었다. 그의 유배 생활은 18년 동안이나 계속되었다. 다산 사상의 고갱이로 학자들은 흔히 ‘2서(書)1표(表)’를 꼽는다. ‘2서 1표’란 《목민심서》 《흠흠신서》 《경세유표》 세 권의 책을 뜻한다. 이 세 권의 책은 그의 유배생활을 통해 나왔다. 《목민심서》의 서문 말미에 다산은 당시의 심경을 담담이 풀어놓는다. “(책 이름을) 심서(心書)라 한 것은 무슨 뜻인가? 목민할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개혁의 뜻은 기득권의 벽을 넘기 어렵다. 기득권층이 그럴듯한 명분을 앞세울 때는 더더욱 그렇다. 우리 현실은 과연 다산 때보다 얼마나 나아졌을까? 보수와 진보라는 명분 가리기 앞에 민생은 얼마나 하릴없어지던가? 《목민심서》 서문의 마지막 구절이 먹먹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세상의 길] 세상의 끝 그리고 시작
◑ 글│김동영│여행작가 그곳에는 너무할 정도로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 이전에도 없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태초에 신이 이 세상을 창조했을 때처럼, 산도 없고 검은 돌무더기와 마음 내키는 데서 쏟아지는 수백 개의 폭포들 그리고 이름조차 지어진 적 없는 잡풀들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었다. 또 사방에서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바람이 쌩쌩 불고 있었다. 바람은 멈출 마음이 없다는 듯 모든 방향에서 불어왔다. 바람을 피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불어오는 찬바람을 얼빠진 표정으로 꿋꿋하게 버텨내고 있었고 목에 걸려 있던 목도리는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었다. 그는 그래서 이곳을 세상의 끝이라고 단정했다. 마치 중세 시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신학자들처럼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없고 우리는 여기서 멈춰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난 이 공간이 세상의 시작이라 조금만 더 가면 우리가 이제까지 보지 못한 다른 풍경들을 볼 수 있고 운이 좋다면 우리가 그렇게 찾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흔적들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방향을 가리키며 더 가보자고 그를 설득하고 있었다. 이미 확신을 가진 인간을 설득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를 납득시킬 명확한 증거나 가능성을 제시해야 했다. 하지만 내게도 저 너머에 그것들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기에 순전히 내 직감에만 의지해서 말했다. 나의 말은 갈 길을 잃은 바람에 돌고 도는 바람개비처럼 우리 사이에서만 돌았다. 그의 이름은 해리였다. 그는 캐나다의 프랑스 지역인 퀘벡에서 온 초등학교 역사 선생님이었다. 우리는 여행객들이 모이는 카페에서 한해가 저물어 가는 때 만났고 마주보는 테이블에 앉아 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이제까지 지나온 길 그리고 가고 싶은 길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급기야 아이슬란드를 찾는 여행객들이 좀처럼 가지 않는다는 지역을 탐험하자고 의기투합했다. 그는 지도를 잘 볼 줄 알았고 나보다 아이슬란드 지리에 대해 더 많이 알았으며, 무엇보다 영어를 나보다 당연히 잘했다.(여행을 할 때 리더를 정하는 법은 언제나 영어 능력 순이다.) 나는 해리에 비해 음악과 아이슬란드 문화와 역사에 대해 많이 알았지만 이건 그다지 고려되지 않는 능력이었다.(뭐든 전문 분야가 있다는 건 어디 가서든 무시 받지 않긴 하다.) 하지만 나는 적은 돈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잘 알았다.(아마 해리는 이 부분에 관해서 날 높게 평가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뭘 하고 싶다거나 해야 한다는 별다른 의견이 없었다.(여럿이 여행을 할 때 의견이 없다는 건 좋은 장점 중에 장점이기도하다. 그렇기에 해리가 날 그 탐험의 파트너로 지목했을 것이다. 내기를 걸어도 좋다.) 우리는 연말 연휴가 시작될 무렵 차를 한대를 빌렸고 연말이라 기분이 좋은 렌트카 주인에게서 캠핑용 장비를 덤으로 빌렸다. 그렇게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얼마나 갈지 기간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정하지도 않았다. 그저 아이슬란드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발견할 수 없는 특별한 무언가를 발견할 때까지 여행을 하고 일반 여행자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보고 오는 것이 우리 여행의 목적이었다. 거기에 해리가 떠나기 전날까지 돌아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다. 여행은 우리가 생각한 만큼 길지 않았다. 왜냐하면 날씨는 하루종일 얼빠지게 추웠고 우리가 갔던 곳이 왜 관광객들에게 무시당하는지 며칠 지나지 않아 알게 됐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그 무엇이 있을 턱이 없었다. 제정신이 박혀 있는 인간이라면 이런 곳에 살거나 뭔가를 만드는 건 미친 짓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바람이랑 돌만 있는 이곳에 뭔가 만드는 일은 무의미하게 보였다. 그래서 우리는 앞으로 갈지 아니면 다시 돌아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런 고민은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더욱 깊어 졌고 의심은 커져만 갔다. 결국 우린 가는 것을 멈추고 그 자리에서서 사방으로 아무것도 없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분명 서로의 의견은 달랐지만 끝내 우리는 우리의 모험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결론은 쉬웠다. 그건 몹시 추웠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이런 결정을 내린 건 2010년이 지나고 2011년이 시작되는 날 아침이었다. 그는 내게 바람에 튼 빨간 두 볼로 “Welcome to the end of the world! Happy new year.”라고 인사했다. 이른 아침이었다. 차에서 침낭을 돌돌 말고 있었다. 난 잠이 덜 깬 머리로 그의 인사에 웃으며 “Welcome to the start of the world! Happy new year.”라고 대답했다. 그도 웃었다. 우리는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그는 그가 믿는 세상의 끝에 있었고 나는 내가 믿는 세상의 시작에 있었다. 둘 다 우리가 있는 곳이 세상의 끝이든 시작이든 상관없었다. 그건 우리의 개인적인 믿음이니깐. 아무도 뭐라고 반박할 수 없는 것이니깐. 우리는 그날 비스킷과 차를 한잔을 먹고 다시 레이캬비크로 돌아왔고 반나절을 잠만 잤다. 이것은 해리와 나의 모험이었다. 한편은 세상의 끝이었고 내게는 세상의 시작을 찾는 여행이었다. 분명 이 모험은 우리 인생의 한부분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 인간은 세상의 끝이든 세상의 시작이든 뭔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반드시 결론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류는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작이든 끝이든, 뭔가 의미가 있던 없던, 세상 모든 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되어 있어서 우리를 무한 반복하게 한다. 이 힘은 설사 아무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1%의 가능성만 있어도 인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일 것이다. 그래서 다른 해가 시작 될 때 마다 수없이 많은 각오와 약속을 한다. 그것이 지켜지든 지켜지지 않든 상관없다. 다만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고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길 바란다. 그것이 중요한 점이다. 자신의 부족함과 원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개선하려 마음이 말이다. 자신의 부족함과 필요한 점을 아는 것이 우릴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벌써 한해가 시작된 지 몇 개월이 지났다. 어쩌면 당신의 계획은 이미 희미해졌을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건 이미 당신은 당신의 문제점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 당신은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커졌다. 참고로 세상의 끝이든 시작이든 그게 무슨 소용일까? 우리는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을. 당신이 서있는 곳이 바로 세상의 시작이고 끝이고 그리고 중심일지도 모를 일이다.
[보도자료] LG CNS, 국내기업 최초 중동 전자정부 시장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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